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미술이 말하는 삶

산드로 보티첼리의 <봄> Ⅰ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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<봄>, 패널 위에 템페라화, 203X314cm, 1477~78년, 피렌체 우피치 미술관

언뜻 보아 연극 무대를 연상시키는 산드로 보티첼리의 <봄>이다.

연극 무대의 배경은 금색으로 빛나는 오렌지가 잔뜩 달린 어두컴컴한 숲으로, 말하자면 무대의 배경 그림에 해당한다.

가운데 있는 비너스의 머리 위에서 춤추고 있는 큐피트까지 모두 아홉명의 등장인물은 대부분 앞뒤로 겹치는 일 없이 왼족에서 오른쪽으로, 거의 한 줄로 나란하게 평면적으로 자리를 잡고 있다.

마치 관객이 된것처럼 이 꿈처럼 화려한 환상극을 바라보게 된다. 그 극의 제목은 말할 것도 없이 '프리마베라(봄)'이다.

 

플로라와 클로리스

플로라와 그  바로 옆에서 뒤를 돌아보며 서풍의 포옹을 피하려 하는 님프의 모습이다. 한눈에 알 수 있듯이, 이 님프는 바로 앞에 있는 플로라와 모든 점에서 대조적이다. 플로라의 옷은 온갖 아름다운 꽃으로 치장되어 있는데 이 님프의 옷에는 아무 장식도 없다.

또 님프는 뒤를 돌아보며 뒤쫏는 사람의 손에서 도망치려 하는 불안정한 포즈를 보이고 있는데 플로라는 똑바로 앞을 향한 채 느긋하고 침착한 모습을 보인다.  님프는 머리카락을 흩뜨리며 두려움과 놀아움을 얼굴에 드러내고 있는 데 반해 플로라는 머리카락에 갖가지 꽃을 꽂고 말쑥하게 차려 입고 있으며, 아무런 불안도 놀람도 없이 서 있다. 이것은 분명한 작가 보티첼리의 의도가 있다.

깜짝 놀랄 사실은 이렇게 모든 점에서 뚜렷하게 대조적인 이 두 사람이 사실은 같은 인물이라는 것이다.

이 부분은 로마의 시인 오비디우스의 '변신이야기'속의 봄의 정경을 그린 것으로, 시에서 꽃의 여신 플로라는 이렇게 말한다. "나는 예전에 클로리스였는데 지금은 플로라라고 불린다."

클로리스는 대지의 님프이고, 서풍은 봄바람이다. 겨울 동안 대지는 단 한 가지 색으로 덮여 있는데 봄바람이 불어오면 새싹이 돋고 공고운 봄꽃이 피어난다. 런데 봄바람이 불어오면 새싹이 돋고 고운 봄꽃이 피어난다. 클로리스가 제피로스에게 붙잡히자마자 아름다운 꽃의 여신으로 바뀐다는 것은 바로 자연 속의 봄이 는 광경을 의인화한 것이다.

 

작가는 이 변신의 과정을 아주 교묘하게 보여주고 있다.  너무나 대조를 이루고 있는 대대의 님프와 꽃의 여신 사이엔에는 아무 공통점이 없는것처럼 보인다. 그러나 자세히 보면, 한가지 이 두 사람을 맺어 주고 있는 것이 있음을 알 수 있다.

그것은 님프의 입에서 흘러나오는 봄꽃이다. 이 꽃들은 님프의 입에서 넘쳐흘러 그대로 플로라에게 떨어져서 어느새 꽃 여 입은 옷의 무늬가 되어 버린다. 흰색 한 가지로 덮여 있던 대지가 눈부시게 다채로운 꽃들로 뒤덮이는 봄이 되는 것이다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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