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또 다른 즐거움 찾기/재미난 옛날 이야기

포크가 악마의 무기라고요?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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― 젓가락부터 숟가락, 포크까지… 수저에 숨겨진 놀라운 신분의 역사


🧐 수저는 왜 ‘아무나’ 못 썼을까?

우리에겐 너무나도 당연한 식사 도구,
젓가락·숟가락·포크.

하지만 고대부터 중세, 조선까지
**이 도구들은 단순한 식기가 아니라 ‘계급과 문화의 상징’**이었습니다.

지금이야 플라스틱 수저도 있고, 일회용 포크도 흔하지만,
한때 수저는 **귀족만이 가질 수 있는 '사치품'**이었어요.

**“그 사람 밥 먹는 모습만 봐도 신분을 알 수 있다”**는 말이 나올 정도로
수저는 사회적 신분을 드러내는 도구였습니다.


🇨🇳 젓가락, 황제의 젓가락은 은으로

젓가락은 중국에서 기원전 1200년경부터 사용된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.
하지만 초기에는 나무젓가락이 아니라, 청동제 젓가락이었어요.

왕족이나 고위 귀족만이 쓸 수 있었고,
평민들은 손으로 먹거나 나무로 만든 단순한 도구를 사용했습니다.

특히 당나라 이후로는 은 젓가락이 널리 쓰였는데,
이건 단지 멋이나 위생 때문이 아니라,
“은이 독을 만나면 색이 변한다”는 민간신앙 때문이었습니다.
황제가 식사 중 독살당하는 걸 막기 위한 나름의 안전장치였죠.

이 은 젓가락은 곧 황제의 전용 아이템,
‘왕이 쓰는 식기’의 상징이 되었고,
후에 한국과 일본 귀족 문화에도 영향을 줍니다.


🪮 조선시대, 수저는 재산의 상징

조선시대의 기록을 보면,
집안의 수저 세트를 혼수 품목이나 제사 도구로 중요하게 취급했습니다.
특히 ‘놋수저’는 양반가의 상징이었고,
"수저 몇 벌이 있는가"가 재력과 권위를 가늠하는 지표로 쓰였어요.

반면, 천민이나 노비 계층은 수저조차 없이 손으로 식사했고,
공공장소에서는 따로 제공받지 못했습니다.

또한 수저의 재질도 의미가 있었어요:

  • 은수저: 왕실, 상류층
  • 놋수저: 양반가
  • 나무수저: 서민층
  • 손으로: 천민, 노비

놀랍게도 ‘금수저’ ‘흙수저’라는 말이 단순한 비유가 아니라,
실제로 수저의 재질이 신분을 대변하던 시대가 있었던 거죠.


👿 포크는 “신을 모독하는 무기”였다

서양에서도 사정은 비슷했습니다.
포크가 유럽에 처음 소개된 것은 11세기경,
비잔틴 제국의 공주가 이탈리아로 시집오며 가져온 것이 시초였어요.

하지만 당시 로마 가톨릭 교회는 포크 사용을 금지했습니다.
그 이유는 단순합니다.
포크의 모습이 '악마의 삼지창'과 닮았기 때문이죠.

교회는 “신이 주신 손으로 음식을 먹어야 한다”며
포크 사용을 불경스럽고 사치스럽고 오만한 행위로 간주했어요.

그로 인해 포크는 수백 년 동안 유럽 상류층에서도 널리 퍼지지 못했습니다.

그러다 르네상스 이후, 이탈리아 귀족들이 포크를 세련된 도구로 사용하기 시작했고,
프랑스를 비롯한 유럽 상류사회에 점점 퍼지게 됩니다.
하지만 여전히 ‘손으로 먹는 게 진짜 교양 있는 자세’라 여긴 이들도 많았다고 해요.


🍜 지금은 컵라면도 수저 없이 못 먹지만…

지금은 포크든 숟가락이든 젓가락이든
당연하게 사용하는 도구지만,
사실 이 식기들이 이렇게 ‘평등하게’ 배포되기까지는
오랜 시간 권력과 종교, 문화적 충돌을 겪어야 했습니다.

그리고 지금도 여전히 문화마다 ‘주 도구’가 다르죠.

  • 한국, 중국, 일본: 젓가락
  • 서양권: 포크와 나이프
  • 동남아, 인도, 중동 일부: 손으로 먹는 문화 유지

우리는 수저 하나로 세계를 이해할 수 있는 시대에 살고 있는 셈입니다.


🍴 사소한 도구에도, 역사는 흐른다

수저 하나, 포크 하나.
우리에겐 그저 식탁 위에 놓인 당연한 물건이지만—
그 안에는 수천 년간의 신분제, 문화, 종교, 인간의 욕망이 담겨 있었습니다.

당연해 보이는 것일수록, 그 뒤엔 더 놀라운 이야기들이 숨어 있습니다.
다음 식사 때 수저를 들며,
그 안에 담긴 역사와 상징을 한 번쯤 떠올려보는 건 어떨까요?

 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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